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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 COLUMN
혼자만 겪는 일이 아닙니다.
먼저 물어본 사람들이 있습니다.
담당 변호사 장훈
이 글은 매듭지음에 들어온 실제 상담을 바탕으로, 누구인지 알 수 없도록 이름·지역·시기·직업·금액 등을 바꿔 다시 쓴 것입니다. 답변은 2026년 10월 기준 법령과 판례에 따른 일반적인 안내이며, 실제 결과는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질문
어머니는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저를 낳으셨습니다. 그런데 오래전 집안 어른들의 권유로, 어머니가 한 번도 함께 산 적 없는 남성과 서류로만 혼인신고를 했고 저도 그분의 자녀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그분과는 실제로 가족처럼 지낸 적이 전혀 없습니다.
그분에게는 다른 자녀들도 있어서, 서류를 떼어 보면 모르는 사람들과 제가 한 가족으로 나옵니다. 사실과 다른 이 기록을 지금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는지,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가족관계등록부의 단순한 오타나 착오는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정정할 수 있습니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04조). 그러나 누가 누구의 부모·자녀인지, 혼인이 있었는지처럼 상속과 부양에 직접 영향을 주는 내용은 보통 소송으로 판결을 받아야 고칠 수 있습니다.
질문하신 경우는 두 가지가 얽혀 있습니다. 하나는 어머니와 그 남성 사이의 혼인 기록이고, 다른 하나는 그 남성과 질문자님 사이의 아버지·자녀 기록입니다. 두 기록은 따로 정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각각 어떤 절차가 맞는지 나누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는 혈연이 아닌데 아버지와 자녀로 올라 있다면, 그 관계가 없다는 것을 확인받는 소송(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 민법 제865조)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아버지가 혼인 외 자녀를 친자녀로 출생신고한 경우 이 소송으로 다투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1993. 7. 27. 선고 91므306 판결). 다만 처음 등록이 출생신고였는지, 인지신고였는지에 따라 소송의 이름이 달라질 수 있으니 먼저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등으로 등록 경위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자녀 본인은 이 소송을 낼 수 있는 사람에 해당합니다. 대법원은 친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누구나 이 소송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범위를 좁혔지만(대법원 2020. 6. 18. 선고 2015므8351 전원합의체 판결), 기록의 당사자인 자녀 본인은 그와 다릅니다.
부모와 자녀 양쪽이 모두 살아 있는 동안에는 이 소송에 따로 정해진 기간이 없습니다. 반면 상대 남성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면 그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2년 안에 검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야 합니다(민법 제865조 제2항). 그러니 그분의 생존 여부부터 확인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재판에서는 유전자 검사가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상대가 협조하지 않으면 법원이 검사를 받으라고 명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29조). 함께 산 적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 줄 주소 기록이나 주변 사람의 진술도 함께 준비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부부로 살겠다는 뜻 없이 서류만 낸 혼인은 무효 사유가 됩니다(민법 제815조 제1호). 대법원도 혼인의 합의란 실제로 부부 관계를 맺으려는 의사를 말하고, 다른 목적으로 신고만 하기로 한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1996. 11. 22. 선고 96도2049 판결).
혼인무효 소송은 원칙적으로 당사자인 어머니나 그 남성, 그리고 법이 정한 가까운 친족이 낼 수 있고, 따로 정해진 기간이 없습니다. 이 소송은 어머니의 기록을 정리하는 절차이므로, 질문자님과 그 남성 사이의 부자 관계가 저절로 정리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 두세요.
판결이 확정되면 소송을 낸 사람이 확정일부터 1개월 안에 판결문과 확정증명서를 붙여 등록부 정정을 신청해야 합니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07조). 기간을 넘기면 과태료가 붙을 수 있습니다.
정정이 끝나면 그 남성과 질문자님 사이에는 처음부터 법률상 부모·자녀 관계가 없던 것이 됩니다. 그분이 돌아가셨을 때 상속을 받거나 빚을 떠안을 일이 없고, 서로를 부양할 법적 의무도 없어집니다. 그분의 다른 자녀들과도 법률상 형제 관계가 아니게 됩니다. 반대로 받을 수 있었던 상속도 없어지므로, 이 점까지 함께 생각해 보고 결정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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