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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와 실무로 짚어 보는 이혼·가사 이야기.
담당 변호사 장훈
배우자가 해외로 떠나 돌아오지 않거나, 외국인 배우자가 본국으로 돌아간 뒤 연락이 끊긴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어느 나라 법원에서, 어느 나라 법으로, 서류를 어떻게 보내 이혼하는지가 먼저 문제가 됩니다.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2022년 7월 5일부터 시행된 개정 국제사법은 가사사건에서 어느 나라 법원이 재판할 수 있는지(국제재판관할)를 처음으로 자세히 정했습니다. 제56조에 따르면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면 한국 법원에서 이혼 재판을 할 수 있습니다.
① 부부 중 한쪽이 한국에 살고 있고 부부가 마지막으로 함께 산 곳이 한국인 경우, ② 원고와 미성년 자녀 전부 또는 일부가 한국에 사는 경우, ③ 부부가 모두 한국 국민인 경우, ④ 한국에 사는 한국 국민이 혼인관계를 끝내는 것만을 목적으로 소송을 내는 경우입니다. 여기서 '산다'는 것은 생활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기준으로 봅니다.
④는 이혼 자체만 구하는 경우의 근거입니다. 재산분할이나 양육 문제까지 함께 다투려면 다른 관할 근거가 있는지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국제사법 제66조는 혼인의 효력에 관한 제64조를 이혼에 준용합니다. 그래서 ① 부부의 국적이 같으면 그 나라 법, ② 국적이 다르면 부부가 함께 사는 나라의 법, ③ 그것도 없으면 부부와 가장 가까운 관계가 있는 곳의 법을 따릅니다.
다만 부부 중 한쪽이 한국에 생활 근거를 둔 한국 국민이면 한국 법으로 이혼합니다. 한국에 사는 한국인이 외국인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을 청구하는 경우 대부분 한국 민법의 이혼 사유가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입니다.
상대방의 외국 주소를 알면 법원이 국제 사법공조 절차로 소장을 보냅니다. 상대가 사는 나라가 한국이 가입한 헤이그 송달협약 체약국이면 그 절차를 따릅니다. 나라에 따라 몇 달 이상 걸리는 경우가 흔하므로 미리 감안해야 합니다.
주소를 전혀 알 수 없다면 법원 게시판 등에 게시하는 방식(공시송달)으로 재판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출입국 기록이나 마지막 연락처 등으로 주소를 찾으려 노력했다는 점을 보여 줘야 합니다. 공시송달로 받은 판결은 나중에 상대방 나라에서 효력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알아 두세요.
한국 국적 부부가 모두 외국에 산다면 그 나라의 한국 대사관·영사관(재외공관)에 협의이혼 의사확인을 신청하고, 서울가정법원이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한쪽만 외국에 산다면 국내 배우자는 관할 가정법원에, 해외 배우자는 재외공관을 통해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협의이혼에도 숙려기간(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3개월, 없으면 1개월)이 적용됩니다. 법원의 확인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이혼신고를 해야 이혼의 효력이 생깁니다.
외국 법원의 이혼 판결은 민사소송법 제217조의 요건, 즉 ① 그 나라 법원에 재판할 권한이 있었을 것, ② 패소한 쪽이 적법하게 소장을 받았거나 소송에 응했을 것, ③ 한국의 공공질서에 어긋나지 않을 것, ④ 서로 판결을 인정해 주는 관계가 있을 것을 갖추면 한국에서도 효력이 있습니다.
이 경우 판결문, 확정증명, 송달 관련 서류와 번역문을 갖춰 국내에 이혼신고를 합니다. 다만 위자료·재산분할·양육비를 한국에서 강제로 받아 내려면 별도로 집행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외국인 배우자와의 혼인은 한국인 배우자의 가족관계등록부에 배우자의 이름과 국적 등이 기록되어 있으므로, 이혼신고가 되면 그 기록에 이혼 사실이 반영됩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 법령과 판례를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안내입니다. 구체적인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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