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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와 실무로 짚어 보는 이혼·가사 이야기.
담당 변호사 장훈
이혼할 때 한 달에 두 번 아이를 만나기로 정했는데, 상대가 이런저런 핑계로 약속을 계속 미루는 경우가 있습니다. 화가 나서 직접 아이를 데려오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지만, 그러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법이 마련한 절차를 차례로 밟는 것이 좋습니다.
민법은 아이를 직접 키우지 않는 부모와 아이가 서로 만나고 연락할 권리가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837조의2). 만남은 물론 전화, 편지, 주말 함께 자기 등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이 권리는 부모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아이를 위한 권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양육비가 밀렸다고 아이를 안 보여 주거나, 아이를 못 본다고 양육비를 끊는 식으로 서로 맞바꿀 수는 없습니다.
판결·심판·조정으로 정해진 면접교섭을 상대가 정당한 이유 없이 지키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64조). 법원이 상대에게 “정해진 대로 아이를 만나게 하라”고 명령하는 절차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만나는 날짜·횟수·방법이 판결이나 조정조서에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야 합니다.
이행명령까지 무시하면 법원은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67조 제1항). 다만 양육비와 달리 면접교섭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치(구금)는 할 수 없습니다.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이혼 소송은 몇 달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동안 아이와 관계가 끊기지 않도록, 판결 전이라도 임시로 면접교섭을 정해 달라는 사전처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62조).
부모가 직접 마주치기 어렵거나 아이가 낯설어하면 법원의 면접교섭센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은 2024년 3월 경기도 구리시에 광역면접교섭센터 ‘이음누리’를 열어 비용 부담 없이 면접교섭과 아이 인도를 돕고 있습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면접교섭을 계속 막는 것은, 법원이 누가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이에게 좋은지 판단할 때 고려하는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가정법원은 아이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면 양육자를 바꿀 수 있습니다(민법 제837조 제5항).
이를 위해서는 기록이 중요합니다. 약속한 날짜와 장소, 거절당한 내용, 주고받은 문자를 날짜별로 남겨 두세요.
2017년 6월 3일부터는 조부모도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지 않는 부모가 숨졌거나, 병·외국 거주 등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아이를 만날 수 없을 때 가정법원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37조의2 제2항).
법원은 아이의 뜻, 신청한 조부모와 아이의 관계 등을 함께 살펴 허락 여부를 정합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 법령과 판례를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안내입니다. 구체적인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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